디자이너에게 받은 웹 시안에 낯선 라틴어가 빼곡히 적혀 있다. "Lorem ipsum dolor sit amet..." 처음 보면 뭔가 의미 있는 문장 같은데, 사실 내용은 아무 뜻도 없다. 진짜 텍스트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을 때 레이아웃을 확인하기 위해 넣는 자리 채움용 문장이다.
로렘 입숨을 쓰는 이유
"내용은 나중에 넣겠습니다"라고 빈 칸으로 두면 레이아웃이 어떻게 보이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실제 내용을 미리 작성하면 클라이언트가 디자인보다 텍스트 내용에 집중하는 문제가 생긴다.
로렘 입숨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읽으려는 시도 자체를 막아준다. 덕분에 "이 위치에 이 정도 분량의 텍스트가 들어갔을 때 레이아웃이 어떻게 보이는가"에만 집중할 수 있다.
어디서 온 텍스트인가
기원전 45년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가 쓴 "선과 악의 한계에 관하여(De Finibus Bonorum et Malorum)"에서 발췌한 문장을 변형한 것이다. 1960년대 인쇄 업계에서 활자 견본으로 쓰기 시작했고,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면서 웹 디자인의 표준 더미 텍스트가 됐다.
참고 "Lorem ipsum dolor sit amet"이라는 문장은 문법적으로 불완전하다. 원문의 중간 부분을 잘라서 쓰기 때문에 라틴어로도 제대로 된 문장이 아니다.
한글 더미 텍스트는 없나
라틴어 로렘 입숨은 한글 레이아웃에 적합하지 않다. 한글과 영문은 글자 너비, 줄 간격, 글꼴 렌더링이 다르기 때문에 한글 콘텐츠가 들어갈 자리에는 한글 더미 텍스트를 넣어야 실제와 가까운 시안이 나온다.
한글 더미 텍스트는 보통 자연스러운 한국어 문장을 무작위로 조합해서 만든다. 의미는 완벽하지 않지만 글자 분포와 줄바꿈 패턴이 실제 한글 콘텐츠와 비슷하게 나온다.
더미 텍스트 만드는 법
단락 수, 문장 수, 단어 수를 직접 지정해서 필요한 만큼만 생성하면 된다. 더미 텍스트 생성기에서 라틴어와 한글 중 언어를 고르고, 단위(단락/문장/단어)와 개수를 설정하면 바로 복사할 수 있는 텍스트가 나온다. HTML <p> 태그를 자동으로 붙여주는 옵션도 있어서 퍼블리싱 작업에 바로 붙여넣을 수 있다.
더미 텍스트 활용 시 주의할 점
- 분량을 실제와 비슷하게 맞춰라: 3줄짜리 소개문이 들어갈 자리에 10문단을 넣으면 디자인 검증 의미가 없다
- 최종 납품물에 남기지 마라: 실제 콘텐츠로 교체하지 않고 배포하면 신뢰도에 치명적이다. 의외로 이런 실수가 잦다
- 반응형 테스트에 활용하라: 짧은 텍스트와 긴 텍스트 양쪽 다 넣어보면 모바일/데스크톱 전환 시 레이아웃 깨짐을 미리 잡을 수 있다
로렘 입숨은 인쇄 시대부터 500년 넘게 쓰인 더미 텍스트다. 디자인과 콘텐츠를 분리해서 작업할 수 있게 해주는 단순하지만 유용한 도구다.